가끔 영국 영화를 볼 때 유심히 담배케이스를 살피던 때가 있었다.

담배피울 때 얘기다.

멋진 케이스에서 담배를 꺼내 권하던 장면들을 자주 보면서

왜 쟤들은 담배곽이 있는데 구태여 그 담배를 다시 케이스에 옮겨

저렇게 권할까?

영국 신사들,그들 뿐만 아니라 세상의 성공하거나 성공할려고

하는 사람들이 멋진 양복이나 가방이나 몽블랑 만년필이나

시계등을 갖고 싶어하고 갖을려고 노력하는 이유를 안것은

좀 뒤였다.

그때는 난 트래디셔널한 친구들만 그런줄 알았다.

적어도 이튼을 나오고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 정도 나오고

전쟁이 나면 자원해서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천하는

사람들이나 갖는...그래서 로망이었나보다.

하여간 나도 꼭 그런 은으로 된 담배케이스 하나 사고 싶었다.

사용할려고 그런 욕심을 부렸는데 이젠 팔아먹을려고 구입했다.

안팔려도 어쨋든 과거의 꿈은 이뤘다.

그런데 현아씨보면서 그런 꿈들은 빨리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훠스트 클래스 안탈란다. 그런 능력도 없지만...

11.5*8.6센티

무척 무겁다.

내부에는 금도금을 했다.

어떤 조직의 의장이 3년간 근무한 공적으로 선물 받은 것 같다.

아주 가는 용수철로 담배를 키핑하는 그런 시가렛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