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장수 2년반이 지나면서

이런 고객하고는 딜이란걸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차나 마시면서 사는 얘기나 하고 싶다^^

나중 내 이익금 나눠야겠다.

한번 말씀이라도 건네보시지.ㅠ.ㅠ

그분의 글과 사진이다.

내 것이 되려면 결국 되나봅니다. ^^
이 트리오는 전에 갖고 싶었지만 저로서는 십만원짜리 트리오를 갖는다는 것이 망설여져서 구경만 여러번 하다가 다른 분이 사가셨었지요.
어디서 본 적도 없는것이라 재입고는 힘들겠다 에이 아쉽다~ 그러고 있었는데 이번에 딱 걸렸네요!

가끔 어린아이들이 자신들의 물건에 스티커를 붙여놓은 것을 볼 때가 있어요.
서로 아무런 연관성도 없이-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저 붙이는 것 자체의 즐거움만으로 붙인 것 같은.
이 트리오의 느낌이 그래요.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문양들을 조로로록 소박하게 늘어놓은 느낌입니다.
이것을 보고 제일 먼저 생각이 난 것은 편지봉투에 붙어있는 우표와 우체국소인이 찍힌 모습이었어요.
130여년이나 지났다는데도 요즘 나온 것들 보다도 더 경쾌합니다.
여성성이나 우아함이나 그런 것들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고 심각하지 않게 만든 즐거운 느낌이예요.
동양적인 안목에 대한 소심함은 조금 느껴지네요. ㅎㅎㅎ

요즘 주로 읽고 있는 책들이 심리나 정신분석 뭐 그런 것들이 주가 되다보니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완벽주의에 대한 부분이 참 흥미롭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그런 점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았기 때문에.. ㅎㅎ
앤틱잔을 처음 대할 때가 생각이 납니다.
저는 어떤 물건을 대할 때면 그 물건이 갖고 있는 고유한 멋 보다는 일단 형식적인 부분에서 하자가 없는지를 먼저 살피게 되더라고요.
그것도 좀 심하게 예민하게요.
그러다보니 형식적인 부분에서 완벽하게 합격하지 못하면 그 물건이 갖고 있는 고유한 느낌을 볼 수가 없었어요.
아니 보려고 하지도 않았지요.
언젠가부터 의도적으로 그것을 고쳐보려고 애를 썼어요~ 형식을 뒤로 하고 고유한 성격을 먼저 찾아보기로요.
처음에는 잘 안되었지만 내 눈을 내 느낌을 마구 합리화 시키려고 노력을 했지요.
어느순간부터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그 물건이 갖고 있는 멋을 먼저 알게 되고 그 뒤에 보이는 형식적인 약점 같은 것은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되었어요.
완전 신기했습니다! 띠요옹~ @.@
그리고나니 이제 앤틱그릇 뿐 아니라 제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그것은 제게 게임처럼 즐거운 것이 되었답니다.

다른 사람에게 앤틱이란 것은 무엇일까요?
역사와 시간이 주는 아름다움일까요?
아무곳에서나 원하는 때에 구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는 즐거움일까요?
알지 못하는 사람 손을 거쳐 지나온 물건이 주는 애틋함일까요?
저런 즐거움은 제게도 있는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하나의 즐거움을 더 보태고 싶어요,
내가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질 수 있게 나를 훈련시켜주는 의미로요. ^^

이 트리오가 제게 말해주네요.
이야기 하나하나가 이어지고 또 그렇게 모여서 하나의 아름다움이 되었다고요.
이 그림들 안에서는 계절도 지나갑니다, 봄에서 여름으로요.
마침 우리들의 계절도 딱 그러하네요~~ ^^

멋진 잔 고맙습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