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말거라.

부담은 갖지말거라.

우리가 그리 했으니 너희들도 그리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거라.

너희하고 여행을 가고 싶어도 어렵단다. 몸이 따라가지 못해서 그러겠지.

하지만,  힘이 들어 높은 산이나 긴 강은 건널 수는 없겠지만,

실하지 않은 이로 실로암 막국수쯤은 할 수 있을것이다.

그래도 그조차 너희들은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린 하나도 서럽거나 외롭지 않단다.

이번 여행도 그렇구나.

너희들과 여행하는 것도 때가 있다는 것을.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신기할 그런 시기 외에는 너희들과 같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더구나.

너희들도 우리가 늙어 몸이 힘들 때 우리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겠지?

내 이웃이 말한 것처럼 네가 온 처음 몇날이 그리 화려했단다.

네가 우리와 어울려 그리 여행을 떠난 그 몇날들이 행복했었지.

어쩌냐. 이별 여행도 해야지.

어설프게 보내면 멀리 떠나 맨날 눈물바람 지을텐데...

네가 부모와 여행을 가는 것이 얼마나 따분한 것인줄 잘 안단다.

그래서 2주일에 두권 빌려주는 사서한테 5권이나 빌렸단다.

혹여 너도 휴가가 짜증나 내 책을 읽을지 몰라 네 관심책도 빌렸단다.

덕분에 나도 공부할 수 있도록...운도 안좋다. 네가 다 가진 책이라니

앞 뒤에 산과 바다, 그리고 워터피아도 다 소용이 없더라.

애비는 아무런 계힉을 세울 수 없더구나.

그저 네가 편하게 지내면 그게 휴가라고.

네가 좋아하는 음식도 뭔지를 모르겠더라.

후~~~네가 좋아하는 것은 다 살로 간다면서?

난 배가 나와. 그래서 라면하나 끓여먹고 대충 때우자 했지.

라면 먹인 부모 맘 참 아픈것이란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우리와 함께하는 시간이 짧아 애닳아 하기를

바라지 않는단다. 그저 네가 바에 드나들고 클럽을 다녀보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조차 기쁘단다.

그리 큰 기대는 절대 하지 않는단다.

대신 다음에 우리가 더 늙고 너희가 우리를 위해

여행을 해줄 그런 행복을 우리가 잡는다면

재미 있을것 같다.

사람이 많이 늘어나겠지.

혹시 아냐. 내 손주도 같이 할 줄?

그럼 넌 별로 필요없단다.

어쨋든 때가 있다만,

그래도 우린 서로 섭섭하지가 않단다.

그게 사는거, 인생이란다.

셋이서 고스톱 치자는 네 제안이 재미있었다.

셋이서는 고스톱이 별로 재미가 없는 법이란다.

넷이나 다섯이 좋단다.

그리고 내가 악을 쓰고 따먹을 돈을 네가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걸 즐거워해줘야 할 사람들이 필요하단다.

사람도 없고 안쓰러워 네 돈을 따먹기 어렵다면

고스톱은 다음으로 미루어야 하겠지.

술 많이 취했다.ㅋ

오늘 먹은 술이 하필 너와 여행할때 양양시장에서 샀던

더덕으로 담은 술이다.

바비킴의 노래를 들으며

글 맺는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열심히 살거라. 소중했던 사람들이 언제나 네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