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틱 또는 생활도자기를 다루다 보면 손(hand)이 들어가는 것은

대충 두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첫번째, handmade; 1962년부터 도자기에 나타납니다.

대부분이 기계에 의해 몰딩되지만 부분적으로 손이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걸 강조하기 위해 이문구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일부러 표시하는 것은 한동안 유행했던 자동화에 대한 거부지요.

찰리채플린 영화를 보면 이해가 가는 경우입니다.

우리도 많이 느끼지요. 손맛이란게 어디...

두번째, hand-painted 입니다.

이것은 도자기에 작가들이 직접 사인을 넣습니다.

자동화가 아니니 표준이 없습니다.

도자기마다 각각 조금씩 다릅니다.

이런 도자기들은 1880년부터 1910년 근방까지 유행한 패턴입니다.

실제로 이 시대의 핸드페인트된 도자기들은 유럽에서 집에 있는 여인들이

취미로서 심심풀이 삼아 만들었다 합니다.

대신 도자기에 hand-painted란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 고객님들은 이런 도자기를 찾아내서 소장하시기 바랍니다.

신사임당님의 충조도를 소장한 것이나 진배 아니겠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한일합방되던 시기였네요

하지만 도자기위의 프린트된 "hand-painted"는 하나의 마크로서 20세기에 만들어졌습니다.

1920년 이후 정도 되겠지요?

미국과 영국이 약 1935년도에 이 마크를 사용했으니까요.

핸드페인트된 도자기를 가지고 있으시다고 너무 좋아할게 아니라,

아무런 표시도 없는 도자기를 보고 이게 핸드페인트된거구나 라고

안목을 키우셔서 더 오래되고 더 좋은,

규수작가들이 만들어낸 진짜 작품들을 소장하시기 바랍니다.(이 문구는 도자기 팔자고

고안해낸 것이 아니라 이 장사를 하기 전에 이미 썼던 글이다)

난 이여인이 이 시대에 살았다면 사랑했을것 같다.

웬만한 핸드페인트는 거의 상업적이라 말이 취미지

하루에도 수많은 작품들을 그려 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사인정도는 접시에다 해놓지만 이렇게

뒷면에 그것도 멋을 잔뜩 부려 자신의 이름을 써놓고 

심지어 제작년도까지 써놓고 있다.

참 드문 경우다. 대부분 년도는 표시하는 법이 아닌데...

우선 그림부터 감상하자.

 

 

 

뭉텡이 꽃이라 그저 그런 그림이다 싶다.

세밀한 부분은 세밀하지만.

 

하지만 난 이곳에서 뒤집어진다.

M, Nordahl 이란 여인명이나 1919년이란

사인때문이 아니라 접시 뒷면 곳곳에 칠칠맞게

물감들을 잔뜩 묻혔다.

프로가 아닌 아무추어 아줌마라는게 여실히 보여진다.

사진보다 실제가 더 많다. 굽이나 테두리 등...

 

 

하여간 스토리가 있을것 같은 접시다.

이 어리버리하고 한가하게 뒷면에 사인을 하던 여인위에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를 부르던 유관순 할머니가 겹쳐진다.

 

하기사 병천순대를 입에 꾸역꾸역 밀어넣으면서 온가족이 몰살했다더라던

관광해설자의 설명을 옆귀로 흘려 들은 나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