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쳐

지름 11.5센티, 높이 9.5센티

난 오늘 팔리지도 않는 아일랜드의 유명도자기 벨릭을 왜사는지

한번 더듬어봐야겠다.

계란처럼 얇고 색깔도 흐리뭉텅하게 하얀 이 도자기를

나는 왜 사는지 모르겠다.

재고가 꽤 있음에도 왜 난 이 도자기에 가치를 두는지 모르겠다.

글쎄...내 뇌를 분석해보자.

모두 영화탓인것 아닌지...

1. 대영제국 잉글랜드에 대항해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가 저항하는

   영화를 너무 많이 본것 같다.

   IRA관련 영화는 젊었을 때 내 피를 끓게 만들었던것 같다.

   아마 그런 연유인것 같다.

2. 몇년전 미국에 있을 때 옹거스라는 아일랜드 친구를 만났다.

    그도 영화를 좋아했다.

   그는 나를 뒤집어지게 만들었다. 올드보이의 최민식을 좋아하기보다는

   그 만두를 먹고 싶어했다.

   봄여름가을겨울 영화를 보고 그 무대가 된 집을 방문하고 싶어했다.

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쳐다보지도 않는

이 벨릭을  자꾸만 사고 있다.

내친구 옹거스한테 돈벌면 꼭 초대한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는 글른것 아닌가 싶다.

벨릭을 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문화는 이렇게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는 내가 아니라도 틀림없이 중국식이 아닌 한국식 만두를 먹고

봄여름가을겨울의 그 무대가 됐던 집을 방문할 것 같다.

나보다 더 똑똑하고 경제학을 전공해서 돈을  많이 벌었을테니...

그래도 그가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