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그리고 어렵게 산 앤틱이나 예쁜 그릇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깨지고 부서지고
하는데는 방법이 없습니다. 사방탁자 같은 곳에 올라놓았다 100여만원 하던 로얄달턴 피겨린을
어린 아이들이 놓쳐 깨뜨리자 울음을 터뜨리던 할머니를 본 적도 있습니다. 물론 에누리없이 그
아이 엄마한테 백만원을 받아냈지만... 그 아이엄마는 별로 크지도 않고 귀하게 보이지도 않던
인형하나가 백만원, 천불이나 하니 오만 짜증을 아이한테 할 밖에요. 그 할머니는 남편이 오랫동안
유럽에서 근무하다 기념으로 사온 것이니 어디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어요?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만지지 마시고 눈으로 즐기십시요.
다른 사람한테도 가급적 만지지 말도록 하세요. 그냥 눈으로 구경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꼭 뒤집어 보고 싶어하거나 마크 등을 확인하고 싶어하면 직접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한국문화로는 물어달라고 할 수도 없고 참 막막하지요.
고려자기 같은 문화재를 우리가 눈으로만 보고 만지는 것은 오직 전문가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들이 비싸고 귀해서만이 아닙니다.
그런 포슬린을 만지는 것도 기술이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만지도 쏙 빠져서 챙그렁!
다반사지요.
가급적 캐비넷이란 곳에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작은 것들이라서 도난 방지탓도 있겠지만
우리처럼 개방된 공간이 아니라 유리 등을 통한 폐쇄된 공간을 주로 활용하는 탓입니다.
그들은 대개 진열한 접시를 꺼내 어루만지고 깨물고(?)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구경할 따름입니다.
우리 회원님들도 요사이 잘 깨먹더라구요. 이왕에 깨뜨린 것 절대로 버리지 마시고
어떡하든 보수해서 보관하세요. 앤틱이든 아니든.
청계천이나 강남 건축상가 등에 가면 포슬린 접착제가 즐비합니다.
물론 피겨린 접착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중 가장 고급 포슬린 접착제를 사십시요.
가장 고급 물품에 사용할 것이니까요. 알코올로 접착부분의 때를 깨끗이 닦는 것은 기본이구요.
용법을 꼭 읽으세요. 영어로 되어 있어도 사전보고 끝까지 해석하세요. ㅎㅎㅎ 여기서 포기하고 상식으로 대충 붙이다 피겨린 망친 분도 보았습니다. 붙인 후에 삐져나온 부분은 조심스럽게 닦아내세요. 본드형식이 대부분이라 가급적 한시간후에 뜯어 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순간접착제는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그걸 사용하시다 잘못하다간 피겨린 목과 손가락만 붙이는 꼴이 되니까요.
순간접착제가 붙은 깨진 부분은 더 이상 닦아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대신 저처럼 전문가한테
맡기세요. 헐하게 해드릴께요.ㅋㅋㅋ
이렇게 어렵게 보수한 피겨린이 보기가 싫다구요? 귀하고 비싼 것들은 그 희귀성으로 인해 문화재나
진배없습니다. 가끔 북한산성을 보수한 것을 본 등산객이 투덜거립니다. 보수실력이 형편없다고...
전에 꺼와 똑같이 하지 못하고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그럽니다. 항의도 많이 합니다.
문화재보수의 기본 상식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문화재의 역사성이란 것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세월은 인간이든 건물이든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늙고 마모되고 닳게 되어 있지요.
그 모든 역사성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문화재보수의 기초인 것입니다.
로마의 콜롯세움을 가급적 원형대로 보수를 않듯이...아주 없어진 부분만을 복원하듯이.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비싸게 산 앤틱이나 피겨린 등은 깨져도 제법 비쌉니다.
당장은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아도 조금만 세월이 지나면 돈으로 계산하기가 힘들 정도로
가치가 올라갑니다.
한국인의 얼굴이라며 자주 사용되는 수막새도 다 깨진 파편에 불과하잖아요.
깨진 포슬린은 본인한테는 소중한 추억 그자체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파신다 생각마시고 그냥 두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관리에 만전을 기하셔서 가슴 아파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