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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북구라파의 아라비아 컵에서 내 글을 읽었다면 패스하시면 된다. 부엌에서 뭘 만드신다. 밀가루 반죽하시나? 무겁다. 삼각볼의 두배는 된다. 무거우면 빙열이 잘 생긴다. 바닥 그림있는 곳에만 빙열이 조금 있다. 전혀 표시가 안난다. 그래서 가격이 조금 착해진 것이다. 대부분의 아라비아 라이야 시대의 제품들은 빙열이 있다. 넓이가 14센티에 깊이는 4센티다. 이것도 구하기 쉽지 않다. 일본라쿠텐에서는 20만원이 다 넘는다. 빙열이 있음에도 별 상관안한다. 일본아이들의 특징이다.
북구라파 도자기를 강의하다 보면 가끔 엉뚱한 질문을 받곤한다. 한물 간 북구라파는 왜 다시 들먹이는가, 앤틱도 아닌 빈티지를 왜 앤틱 강의에서 언급하는지... 앤틱과 빈티지의 정의가 제대로 내려지지 못하고 그저 100년이 넘어야만 앤틱이라는 고정관념에 자신을 얽어매는 그런 경험때문인지.
이곳에선 왜 앤틱과 빈티지 구별이 안되는지 남성과 여성의 앤틱이 틀린 이유, 왜 100년이 넘어야 앤틱이었는지 등등 강의로 서너번은 해야만 할 설명을 할 수 없다.
각설하고, 북유럽의 앤틱/빈티지와 서부유럽의 앤틱과는 차이가 많다. 서부유럽의 앤틱은 장인기질이 기반이다. 하지만 북유럽의 앤틱/빈티지 기반은 디자이너다. 당연히 북유럽의 앤틱은 서유럽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서유럽이 팍팍 쓰러질 때 이들은 끝까지 버텼다. 서유럽에 물리고 식상할 때 이들은 신선한 산소를 공급했다.
50-70년대에 북구라파의 앤틱/빈티지는 서유럽을 압도하기 시작한다. 북유럽의 앤틱은 199년대 말에 일본을 통해 시작은 됐지만 이렇게 한세기가 다갈 정도로 계속되리라고 예감한 사람은 없다. 나도 잘 모르겠다. 북구라파의 앤틱이나 빈티지의 열풍은 언제까지 갈지.
어쨋든, 앤틱의 인구가 대부분 여성이다. 여성의 앤틱향유가능인원이 천만명이라고 잡자 실제로 앤틱 애호가는 50만도 채 안된다. 겨우 5%라는 거다. 서양의 앤틱 애호가들이 아직 확장될 여지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북구라파의 앤틱애호가들은 얼마나? 겨우 만명이라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구라파는 한물 갔다고? 아무리 유행좋아하는 우리나라라지만 일본을 보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할 것이다.
유럽중 가장 가난했던 지역이 북구라파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들이다. 우리처럼 웰빙하면 바로 자신들의 문화를 챙긴다. 먹고 살기 위해 소홀했던 자신들의 문화를 챙기다 보면 아무 것도 없다. 다 쓸어가 버렸다. 우리네 처럼.
그 원흉(?)은 일본이다. 세계 2위의 경제강국으로서 자본주의의 쓴 부분을 누구보다도 먼저 겪은 그들로서 탈출구는 서유럽이 아니었다. 단순하고 아직 때묻지 않은 북유럽이었다. 다 쓸어왔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흔한 것들이 북구라파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수요가 늘어난다. 공급이 없다. 가격이 오른다. 천정부지로 오른다.
앤틱의 3대요소인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 희귀성과 가격이 오히려 더욱 강해진다. 미적인 요소는 강력한 디자인이 이미 뒷받침했으므로.
1998년에 제작되었다. 여기서부터 읽으면 된다.
이 컵은 적어도 4가지는 알아야 이해가 된다. 첫번째는 마리메코다. 핀란드의 유명한 디자이너회사다. 핀란드하면 생각나는 섬유와 의상 디자인 회사다. 북구라파의 디자인을 선도했다. 이 마리케코가 세라믹까지 손을 댄다.
두번째는 Ishimoto Fujiwo다. 일본의 섬유 및 세라믹 아티스트이다. 1970년 이후 핀란드에서 살고 있다. 일본과 핀란드의 깊은 핀족의 피가 흐르는지 하여간 일본 애들의 핀란드 사랑은 대단하다. 하여간 이 친구는 나중 아라비아에서 디자인을 하고 바로 이 일루지아 패턴을 같이 디자인한다.
다음은 이친구다. Heikki Orvola 교수다. 이시모토와 아라비아와 이딸라에서 도자기 디자인을 같이 한 친구다. 1943년에 태어났다. 자세히 정리하고 싶으나 너무 길다.
지름이 9.5센티에 높이 6센티, 소서가 15.5센티로 블퍼잔이다. 새거다.
북유럽 도자기강의 중에 마리메코의 도자기 제조를 한 부분으로 넣었다. 요즘 마리메코 도자기를 은근히 좋아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다. 여기서는 걍 맛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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