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5년산이다.

런던 인증 실버스털링 티 스푼이다.

240년전 티스푼이다.

난 이 스푼이 도착하고 난 후 한참이나 들여다 봤다.

240년이나 지난 스푼이라.

두번을 놀랐다.

첫번째는 영국의 귀금속, 주로 금은들을 취급하면서 인증하는 시스템에 혀를 내둘렀다.

내 친구들도 가끔 년도를 속이는 경우가 있거나 몰라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자료를 준비해 확인을 한다. 그들을 빙자해 나까지 거짓말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맞다! Lion Passant 저 마크는 틀림없는 그 시대의 마크다. 조지3세 시대의 마크다.

이들은 1544년부터 은에 마크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우리네 조선 중종39년이자 인종이 즉위한 해에 이들은 은에 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는 우리도 말이나 되나 자나 아주 정확하게 도량형이 자리를 잡았던 때이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도량형을 속이면 멍석말이를 할 정도로 정확했던 나라였다.

지금은 됫박속이고 자속이고 무게 속이고, 옛날에 태어났으면 맞아 죽었을 짓을 밥먹듯이

하고 있지만.

두번째는 240년을 티잔을 저었던 결과로 티스푼의 왼쪽 부분이 닳아 있었다.

사진에서도 조금 보이긴 한데 직접 봐야 알듯하다.

빗방울이 바위 뚫는다는 말은 말로 들어봤지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보고 감탄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금속인 이 은수저가 한쪽 면이 닳을 정도의 세월을 견뎠다니.

그저 놀라고 말았다.

혹여 이 티스푼을 사시는 고객은 꼭 수저의 왼쪽 부분을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