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다.

 

흔히들 '미술 쉽게 읽는 법 등등'에 단골로 나오는 여인이다.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난 아무래도 뭉크의 몽환적인 작품 스타일과

바로 그 몽환적 에로티시즘탓에 더욱 이 작품을 활용하는 듯하다.

단순하게 말해 스토리텔링은 그냥 사족이라는 뜻이다.

 

감상이 아닌, 소설 함 써보자!

저 짙은 눈썹에 오똑한 코, 초승달처럼 선이 굵은 입술때문에 워낙 개성이 강해

아마 다른 남자와 같이 한잔 한것 같진 않고 혼자 한잔 한 듯하다.

(탁자에 컵 두개가 있긴 하지만 흐릿하면서 병 뒤에 가려져 있어 사용하지 않은것 같다)

아마 남자가 오기로 했는데 성질이 아주 괴팍해 삐져가지고 안온 듯하다.

그래 그 컵은 한쪽으로 치워놓고 둘이 먹을 려는 술을 화가 나서 다 마셔버린 듯하다.

다만, 술이 컵에 조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게 술이 센 여인은 아닌것 같다.

이 여인도 성질이 만만치 않아 기껏 좋은 시간을 갖을려다 못갖은 화풀이로 남은 술을

다 마시면서 엄청 남자 욕을 해댄 듯하다. 입술이 아래로 축 처진 것을 봐서 자면서까지

갈궈대고 있는 모양이다.

 

풀어헤쳐진 가슴은 술기운때문에 답답해서 풀어 헤쳤겠지만 아마도

그날 밤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대문에 속옷도 생략하고 처음부터 에로틱한 상태로

있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자세나 아무런 방어태세가 없는 듯한 손 등을 보면

그렇게 조신한척 하는 여자는 아녔던 것 같다.

그래서 언론이나 오슬로 시민들이 기분나빠 저 난리를 쳤겠지만...

 

오슬로미술관이 이 그림을 1909년에 매입했을 때, 평소부터 이 그림을 마뜩하지 않게 생각했던

언론과 벨기에국민들이 난리를 친 것을 손철주님의 글에서 옮겨본다.

 

" 이 그림은 수년 동안 팔리지 못한 채 이 전시장 저 전시장을 기웃거렸다.

홀대받아 마땅한 그림 아닌가. 취기에 젖은 이 못된 여자를 불쌍하게 볼 사람은 없다.

설혹 갈 곳이 없다 해도 국립미술관은 그녀가 쉴 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난 저 이지적인 멋진 미모와, 주위의 눈을 가리지 않고 술을 먹는 당당함,

거리낌 없는 성에 대한 자신감 같은 것들이 보이는 자세 등에서 저 여인이 언론이나

시민들에게 그렇게 쉽게 손가락질 당할 여인이 아닐것이라는 생각을 

그 당시에 할 수 있었을까?

 

존경하는 당시 국립미술관장 옌스 티스의 이 말이 없었어도?

 

"그녀가 깨어나면 물어보겠다. 이곳이 쉴 만한 곳이냐고. 그러나 지금은 자게 내버려둬야 한다.

그녀가 있는 것이 미술관의 영예가 될지 치욕이 될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시간이다."

 

아무래도 티스처럼 큰 그릇은 아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