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빌딩 여름이다.

 

내 뒤통수를 땅! 때리던 친구들이 실수를 했나?

내 뒤통수를 아주 실망스럽게 땅! 때렸다

하기사 쟤들도...한계가 있겠지.

 

그래도 서운했다. 뭔가 부족해서, 유산이, 저 자식 유산이 많나?

괜히 짜증이 나서 미치겠다 싶어 웃도리를 벗고

별별 생각을 다 하다 사무실에 도착했다.

 

내 유산으로는. 치자 마자 주루룩 올라온다.

참 내...

 

그러면 그렇지.

너그들 교보생명, 나 100살까지 살려고,

나 100살까지 살도록 정부가 챙겨야 한다고,

절대 교보뿐만 아니라 어떤 보험도 잘 안드는 나, 건들지마라.

 

저따위로 희롱하지말고 헷갈리게 하지마라.

내 시집 사마. 시 읽으마

그의 시다.

 

 「나의 유산은」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었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不動)
나의 유산은

 

 

 

아 쪽팔린다.

그런데 쟤네들 허락얻고 시 저렇게 조져 버렸나?

장시인?! 맘에 드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