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우리 가족은 뒷북을 잘치고
좀 야물지 못하고 어리버리한 편이다. 그래서 사오정가족소리 자주 듣는다.
애비와 에미가 그러니 당연히 얘들도 마찬가지겠지.
어머니 추도식과 아버지 추도식을 온가족(35명이다)이 같이
치루는데 아이들이 하필이면 5/31일과 6/6일에 온다.
형제들을 설득해서 6/9일에 콘도를 여러채 얻어서
같이 모일 기대로 가슴이 뿌듯해 카톡을 시작했다.
괜히 카톡했다.
글자 한자 안고치고 그대로 뿌린다.
나 : 움하하
우리 가족 추도식을 26일에서
맹맹이(울 아들이다, 참고로 아들은 사정이 있어 7년이나 가족을 못봤다)땜에
6.9일로 옮겼다. 캬캬 한화콘도 양평방 3개 얻었다.(아주 기고만장한 자세로^^)
맹맹 : 나 12일날 오는데?
나 : 뭐야?(이 실망감!!!)
맹맹 : 뱅기표에 6월 12일날 온다고 적혀 있던데?
쫑아(우리 딸이다) : ㅋㅋㅋㅋㅋㅋㅋ 아빠~~~ㅋㅋㅋㅋㅋㅋ
나 : 이런 씨, 김완호(남자이름이지만 내 옆지기다.) 넌 죽었다!(나한테 분명 6일이라고 했었다.)
맹맹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짜 바꾸는데 돈드나?
쫑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때까지 가만있던 옆지기가 비행기표를 본 모양이다. 전화가 와서 아니라고 막 부정했다)
맹맹이 너 죽었어!
옆지기 : 야, 12년이야(12년을 12일로 본 모양이다. 엄청 덜렁대는 아이다.)
나 : 오기만 해봐라.
옆지기 : 비행기표도볻보니(아마 익숙치 않은 솜씨로 글을 쓰다보니 헷가리나보다. 내가 번역하면 비
행기 표도 못보니? 아닌가 싶다)
나 : 무식한 넘(이때부터 나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옆지기 : (폰으로 사진찍어 올렸다, 사진하나 못찍던 사람인데 장족의 발전이다)
옆지기 : (아마 억울하고 열이 났다 보다. 계속 오타다.)
송아아빠봐뵈(송아아빠 봐보란 뜻일거다)
나 : 맞아 당신아들 무식해
나 : 봐뵈가 뭐야?(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쫑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애들자니 조용하자(딸은 시험공부 하고 있고 아들은 기숙사 동료한테 카톡소리가
매너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다)
쫑아 : (난 다시 여기서 뒤집어졌다, 사실 아들로 인한 해프닝정도였으면 여기에 올리지도 않았다)
아빠가 결국 잘못본거구나~~(난 분명히 옆지기랑 6일날 출발한 것을 알고 시작했는데도...)
맹맹 : (가서 자기도 표를 본 모양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6월 6일이구나.
쫑아 : (우리 딸아이는 아직 된장인지 뭔지 모른다) ㅡ.ㅡ
쫑아 : 무식한넘
쫑아 : 이런 무식한 너
쫑아 : ㅁ
나 : (난 딸아이때문에 멍했다가...)아냐!!! 맹맹이가 잘못알고 있지. 우리식구들 왜 이러냐?
쫑아 : (난 또 뒤집어졌다)그럼 맹맹이 9일날 오면 그날 바로 여행가는 거야?(맹맹이는 6일날 온다고
저 위에서 한참을 얘기했다.)
나 : 아, 짱나 네들 오지마 끔직하다.
맹맹 : 6일날 온다고~~(이제 지 누나 공격한다 정신이 좀 돌아왔나보다.)
옆지기 : 6일이야.
맹맹 : 9일에 오는게 아니라 바보야.(전세 바뀌었단 얘기다)
나 : 미쳐(진짜 얘들때문에 돌것 같았다.)
쫑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알아챈 모양이다.)
쫑아 : 쏘리
나 : 쫑아 맛탱이 갔다.
옆지기 : 쫑아 잠결이야(일방적으로 당하다 보니 편을 들어준다.)
나 : 음~~
쫑아 : 그렇지 엄마?(빠져나갈 껀수 잡았다)
나 : 카톡끝!!!!
쫑아 : 잠결인거지(굳이 변명할려는 속내가 뻔히 보인다 어리벙벙하면서도 자존심이 무척 쎈 아이다.)
이게 우리 가족이다.
가끔 이렇게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