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이 참 신기하다.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제발 물건좀 고만사라 악악대고 있는 옆지기를

무시하고 이리 말도 안되는 고가의 고물을

끊임없이 모은다.

돈이 될지,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

별로 심각한 고려도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친구들 말만 믿고 그냥 질러버린다.

이렇게 해서 팔리지도 않고 모아논 고물들이 진짜 안방까지

쳐들어 온다.

진짜 신들린것처럼...사댄다.

누구도 병이듯, 나도 병이다.

또 방구석에서 먼지를 잔뜩 짊어질 그런

불쌍한 밀크글라스 꽃병이다.

젖빛유리라는게 이런 것을 두고 말하나 보다.

부드러운 젖색깔이 참 좋다.

에나멜 핸드페인트에 금선이 아주 도드라지고 두껍다.

이런 것을 쌍으로 도데체 뭐에 썼을까?

아무래도 이렇게 속깊은 베이스의 용도를 모르겠다.

43센티 대형에 15.4센티 넓이다.

참고로 옆지기 이 베이스 받자마자 하나 풀어보고

힘이 빠지고 짜증이 나서 못풀겠다고 해서 나머지 한개는 내가 와서 풀었다.

개잡듯이 잡힌것은 말할것도 없고...

난 참 좋아 보인다.

150년이 넘은 베이스가 스크래치 하나 없이 상태 양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