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 좋다. 훠스트 퀄리티다.

15.3센티

가끔 먼 곳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리저리 컴퓨터 검색하다 쓸만하다 싶은 글들,

책을 읽다 눈에 띄는 글들,

이런저런 사람과 대화하다 괜찮은 말들이 오가면

메모해서 나름대로 각색을 한 후 보내기도 한다.

그들도 컴에서 수시로 보는 귀하고 소중한

글들보다도 내 삶이 묻어난, 즉 각색된 글들이 더 좋은가 보다.

내 글도 잘 안읽을까봐 사족을 달아놓는데도 끝까지 읽는걸 보니...

얼마전에 어디서 캡쳐해온 글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아들넘은

끝까지 다 읽을것 같지 않아 글 첫머리에 이렇게 덧붙였다.

"이 글 맨 마지막에 씌여 있는 네자리 단어를 메일 답장 첫머리에 써넣어라."

"아빠 답은 '솔베감빵'이야"

아이가 어렸을 때 자주 갖고 놀던 물고기 인형이 아직 장식장위에 있다.

그 물고기의 이름이 솔베감빵이었다.

난 이 아이가 내가 보낸 글을 다 읽었으리라 믿는다.

자신의 어릴 적 추억을 기억해내 글 끝부분에 적어놓은 아빠의 정성을 무시할 아이는 아니리라 믿기때문에.

그러면서도 어쩜 설교와도 같은 글을 쭈욱 스크롤했다가 그 답을 적어놓고 마음이 찔려서

다시 봤겠지 한는 의심을 한다.

자식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은 부모이니.

얼마전 딸아이가 '남자는 다 도둑놈이야'라고 멜을 보냈다.

그걸 세자로 줄이면 뭐게?하고 농담을 할려다 그만뒀다. 답은 '경험담'이니...

친구도 아닌 앤도 아닌...남자들을 탐색할 나이가 된 모양이다.

이젠 경험할 나이도 됐겠지.

해서 그나마 씁쓸한 우스개지만 이 글을 딸아이에게 보내기로 하고

쓸데없이 주석을 달아본다.

▶눈이 단추만 해서 쌍커풀 수술을 한 남자는 용서할 수 있어도 노출이 심한 여자만 보면

   눈이 당구공처럼 커지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눈이 크고 잘생겨서 아무 여자나 힐끗거리면 뭐하냐. 그저 못생기고 단추구멍한 눈이지만

   한여자에게 잘 보일려고 쌍커풀 수술까지 했다는데 용서해야지.

▶과거 있는 남자는 용서할 수 있어도

   미래가 없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과거 있다고 해서 또 그러리란 법은 없고 내가 잘 챙겨주면

   나 하나만을 사랑할 희망이라도 있지만, 아무런 개념조차 갖지않고

   부모나 의지할려고 하는 마마보이나 꿈도 없이 사는 넘 이리저리 챙기며

   부모노릇까지 해야 하는 팔자는 싫다는 말이겠지.

▶귀 뚫은 남자는 용서할 수 있지만

   귀가 막힌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멋좀 부린다고, 좀 튀고 싶다는 놈은 그래도 말이라도 해보고

   싸우기라도 해보면서 아웅다웅 살 수 있다지만, 자기자신만 옳고

   자기주장만 내세우거나 도데체 유모어하나도 못 알아듣고 답답하게

   무슨 얘기냐고 되묻는 사오정은 필요없다는 말 아니겠어?

▶머리카락 없는 건 용서할 수 있지만

   머리에 든 것이 없는 남잔 용서할 수 없다.

▷대머리라도 가발을 쒸우거나 율부린너처럼 박박 깎아놓으면

   걍 어울리지만 진짜 머리에 든 것 없이 아는체나 픽픽 하는 남자들 끔직하다는 얘기겠지.

▶밥 많이 먹는 남자는 용서할 수 있지만

   반찬투정만 하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미련 곰탱이처럼 밥이나 많이 먹는 그런 남자지만 순딩이고 마누라 말도 헤~하면서

   잘 들어줄것 같지만 남자가 쩨쩨하게 먹는것 가지고 이리저리 따지고 정성들여 만든 반찬에

   투정부리면 어디 살 맛 나겠어?

▶외박을 하고 온 남자는 용서할 수 있지만

  속옷을 뒤집어 입고 온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일을 열심히 하다 날을 새든, 진짜 외박을 하고 오든, 모르는게 약이고 아는게 병일 수도 있고

   그만큼 신뢰를 주는 남자라면 걍 넘어가지만, 칠칠맞게 하는 일 사사건건 신뢰를 주지 못하는

   그런 놈 필요없단 얘기겠지.

▶썰렁한 유머를 애써 구사하는 남자는 용서할 수 있지만

   욕설일색인 음담패설만을 일삼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그래도 유머있는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말은 어디서 듣고 와서

   흉내라도 내고 그러다보면 썰렁개그라서 가끔 웃어주기라도 할텐데

   이건 음담패설이 유머인지 욕인지 모르는 처지라, 세상사 겪을 때도

   똥인지 된장인지 모를 그런 처지고 주위 어울리는 사람들도 본디가 못돼먹었을 가능성이 

   많을 거라는 그런 뜻 아닐까? 

▶날 사랑하지 않는 남자는 용서할 수 있지만

   거짓사랑 고백을 하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설명할 필요없을것 같다. 하지만 내 딸아이가 화가 난건

   거짓사랑 고백도 하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자며 치근덕거리면서

   다른 여자아이들한테도 그러는 넘이 있어서 화가 났다라고 하니...

   도데체 이 경우는 어느 범주에 들어가는 걸꼬?

   새로 만들지 뭐~~~

  한여자한테 애인이 아닌 친구로 사귀자 해놓고 치근덕거리는 남자는 용서할 수 있지만

  여러 여자한테 똑같은 소릴 하며 추근대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그래 용서하지 말거라. 그리고 지난 번에 사준 하이힐로 이마를!!!!

  대신 적당히 때려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하이힐도 무기로 볼 수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