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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이기는 부모없다?>

어른들이 얘기하곤 하던 저 경구를

'딸 이기는 애비 없다'라고 바꾸고 싶다.

가끔 지  에미한테 박박 대드는 걸 보면

에혀~~~한숨소리 절로 난다. 철딱서니 없고 한심해서다.

그래도 이쁘다.

나한테는 대들지 않는다. 왜? 그야 아이한테 거의 다 져주니까 대들 일이 별로 없어서 일거다.

옆지기는 가끔 투덜댄다. 왜 그리 딸한테 잘해주냐고. 소외감 느끼나보다.

나도 모르지. 누가 딸 낳으랬나? 아들이야 가끔 쥐어패고 툭툭 건들기도 하지만

옆지기는  그런 나를 맨날 사시눈 치켜가며 나무랜다.

그리고는 아들한테 꼼짝 못한다는 얘기를 해주면 아니란다.

자기는 둘 다 나무랄것은 나무라고 칭찬할 것은 한대나 뭐래나.

딸아이 얘기는 전혀 아니다. 맨날 자기만 구박한다고 한다.

참 신기하다. 오늘도 이사를 하느라 그 아이 짐을 할머니가 이민가방에 꾸렸다.

옷이 다 구겨지고 당장 외출할려니 짜증스러운가 보다.

헌데 할머니한테는 그냥 투덜대기만 하지 아뭇소리 안한다.

힘들게 일하는 내 모습을 보고도 그냥 못 본척하더니만,

지 에미한테는 오만 짜증을 다 부리며 울어버린다.

왜 지 짜증 다 받아내는 나한테 화풀이를 안할까?

아마 내가 짜증을 내면 아이가 더 섭섭할까봐 지레 피한 것이 아닐까 한다.

맨날 티각태각 하는 지 에미하고는 금방 풀어지곤 하기때문에 더욱 편한지 모르겠다.

여자가 늙어서 필요한 것은 첫째가 돈이요, 둘째가 딸이요, 셋째가 친구라던데...

맞는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남자가 늙어서 필요한 것은 첫째가 부인이요, 둘째가 마누라요, 셋째가 여편네요, 넷째가 옆지기요, 다섯번째도 임자요....

100번째도 마누라종류라 한다는데...

지금부터라도 딸한테 잘하는 것보더 옆지기한테 잘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이젠 울 아이를 다시 먼 곳으로 내보내야 한다.

떨어지면 무조건 슬프다는데 각오해야겠지.

더욱 못마땅한 것은 헤어지기 전 며칠 간의 휴가를 같이 보내자 했더니

지 남자친구를 데려가자는 것이다.

아직 결혼하기 전에는 남자친구 집에 들일 생각말라 했건만...

애비는 안중에도 없다.

어쩌랴.

나중 이노래 들으며 내 생각 해줄까? 

정수라의 아버지의 의자...